제 말 좀 들어주세요.
교직관련
2016. 11. 13. 14:21
홈피 백업자료: 2003/07/23학부모 면담이 있던 날, 어머니들 사이에 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이 민호 아버지라는 사실은 얼굴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민호는 친구와 싸운 일 때문에 작년 말에 우리 학교로 전학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여전히 거친 성격을 버리지 못해 튀는 아이였다. 면담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민호 아버지는 계속 책상만 바라보고 죄 지은 학생처럼 앉아 계셨다. 어머니들께서 모두 돌아가신 뒤 조용한 교실에서 민호 아버지와 나는 마주 앉았다. 민호 아버지께서는 민호가 중학교 시절부터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하나 둘 꺼내 놓으셨다. 지금은 선생님들을 믿지 않는다는 말씀도 하셨다. 얼마 전에 내가 야간 자율 학습을 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했을 때, 공부를 하고 싶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