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향기
생명과학
2016. 11. 9. 09:30
출처 : 동아사이언스 2012/6/22 “눈송이 같은 밤꽃 향기 물씬물씬 풍기더니/ 주렁주렁 달린 밤송이 수많은 별 같아라.” 조선시대 유학자 서거정은 1481년 펴낸 ‘동국여지승람’에서 5, 6월 전국의 산야를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뒤덮은 밤꽃을 눈송이로 표현했다. 밤꽃이 천지를 뒤덮으면 눈은 즐겁지만 코는 괴롭다. 바로 동물의 정액 냄새를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향기 때문이다. 이 비릿한 냄새 탓에 철저한 성리학 국가였던 조선에선 밤꽃 필 무렵이면 부녀자들이 바깥출입을 삼가고, 과부들은 잠을 설쳤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향기로운 꽃 냄새가 아닌 비릿한 향기가 나는 이유는 뭘까. 실제로 밤꽃 향기의 주성분이 정액 성분과 대체로 같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액 속에..